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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신박한 정리'라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살면서 늘어나는 살림살이와 추억이 담긴 물건들로 가득한 집안의 물품들을 비우기도 하고 물건을 재배치해 집안에서의 삶이 보다 간편하고 즐거워지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한다.
나 역시 결혼 39년 차로 실제로 사용하는 것보다 많은 것을 모시고(?) 살았다는 생각에 하나씩 정리하다 어느 조그만 보관함에서 발견한 것이 바로 8살 조카의 손편지였다.
올케와 아주 잘 지내고 있는 우리 4자매를 보면서 어릴 때부터 자기는 시누이 많은 곳으로 시집가겠다고 했던 조카가 나의 박사 학위 취득을 축하하는 손편지였다. 그 당시 어린 조카의 눈에는 박사 학위 받은 큰고모가 무척 커 보였던 듯. 글로 축하, 그림으로 축하 그리고 성경 말씀으로 듬뿍 축하해주는 그 마음씨가 너무 고와서 버리질 못하고 보관해 두었는데 드디어 20년 만에 세상에 나온 것이다.
지금은 장성해 외국에서 요리 공부를 하고 있는 조카 본인이 예전에 쓴 글을 읽으면 얼마나 배꼽쥐고 웃을까? 추억을 먹고 사는 게 인간인지 뜻밖의 손편지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버리기엔 조카의 마음이 너무 예뻐 사진찍어 추억은 남기고 종이는 없애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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