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 예정인 손녀의 최애 취미는 그림 그리기.
어린이집 다녀와서, 아침에 눈 비비고 일어나서, 동생과 놀다가도 시도 때도 없이 책상에 앉아 그림을 그린다. 연필로 스케치도 하고 그림책에 색도 칠하며 얼마나 그림을 그리기에 집중하는지 나까지 숙연해진다.
어쩌다 무얼 그리냐고 물어보면, 동화책에 나오는 공주도 그리고 꿈을 꾸고 난 후 꿈에 본 것들도 그리고, 슬펐던 일이나 속상했던 것 또는 기뻤던 일 등을 그냥 그린다고 했다.
언젠가는 할머니의 젊은 시절이라며 예쁜 모습을 그려주었는데, 사실 그건 현재 자신의 모습이라고 설명도 해주었고, 며칠 전 어린이집에서 만들어 온 겨울 왕국의 '울라프' 모양의 작품은 4cm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디테일이 대단해 귀히 모셔놓았다.
자신의 그림 그리는 것을 남에게 보이기 싫어해서 보는 척을 하진 않지만, 손녀의 속마음이 어떤지 내심 궁금한 게 많아, 책상 정리를 하다가 따로 보관하거나 사진으로 찍어놓은 것만도 수두룩하다.
애들 애비에미에게도 보여줘야 하고, 훗날 손녀가 저명한 화가가 된다면 그의 어린 시절 습작들이 무척 귀한 대접을 받을지 몰라(???) 책상을 한껏 어지르며 그림을 그려도 치우란 말은 1도 하지 않는다.
만 6세의 꼬맹이가 자신의 감정 등을 그림으로 쓱쓱 표현하는 게 무척 부러운 육아 할맘은 이런 게 오지랖인 줄 알지만 손녀의 습작들을 부지런히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