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이 썩 좋지는 않지만, 주인이 성의껏 보듬는 덕에 해마다 어지간히 수확하는 고구마줄기와 무, 호박, 가지를 말려 놓으면 겨울철 채소 음식으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물론 생 채소에 비해 조리 전 과정이 좀 더 필요하지만, 생 채소와 달리 꼬들꼬들한 식감이 있어 장보기 어려운 날 특식으로 먹기에 딱 좋은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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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린 고구마줄기나물
1. 물에 서너번 씻어 헹군 후 따뜻한 물에 3-4시간가량 담가 물을 먹여 강불에 30분 정도 푹 삶는다.
2. 삶은 물을 버리지 말고 그대로 하룻 밤 푹 담근 후 찬 물에 고구마줄기를 깨끗이 씻어 채반에 받쳐 물기를 제거한다
3. 적당한 크기로 잘라 냄비에 넣고 국간장, 마늘, 파, 어간장,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 후 뚜껑을 덮고 중불에서 10여 분 익힌다. 이때 타지 않도록 가끔씩 뒤집는다.
4. 3)의 내용물에 들깨가루를 넣고 섞어서 5분 정도 다시 불에 익히고, 불을 끈 후 깨소금을 넣어 섞는다
* 무말랭이무침
1. 말린 무말랭이를 체에 받쳐 흐르는 물로 겉의 먼지를 없앤 후 자박자박 넣은 찬 물에 넣고 손으로 힘을 주어 여러 번 비벼(소금 한 숟갈 정도 넣어서) 특유의 냄새를 없앤 후, 물기를 꼭 짜서 그릇에 담는다. 이때 무말랭이가 너무 불려진 상태가 되지 않아야 꼬들꼬들한 식감을 나타낸다.
2. 진간장(난 게장간장 선호), 고춧가루, 간 마늘, 생강청을 넣고 고춧가루가 불려지도록 10 여 분 놓아둔 후에 1)의 무말랭이를 넣고 손으로 힘껏 무친 후 물엿 또는 조청을 넣고 다시 조물조물 무치고 먹기 직전에 참기름과 깨를 뿌려 다시 무쳐 내놓는다. 무친 무말랭이는 용기에 꼭꼭 눌러 담아 저장하고 조금씩 꺼내 먹는다
* 마른 가지나물
1. 흐르는 찬물에 두 세번 씻어 먼지를 제거하고 따뜻한 물에 20 분 정도 담가 살짝 불린다.
2. 1)의 가지를 잘 씻어 물기를 꼭 짜서 그릇에 넣고 국간장, 간 마늘, 다진 파, 식용유를 적당히 넣고 조물조물 무친 후 중불에 올려 10여 분 익힌다.
3. 간이 약하면 소금 살짝 가미하고 참기름과 깨를 넣고 섞는다
* 마른 호박나물
1. 말린 가지와 유사한 방법으로 조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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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연로해지셔서 작은 텃밭도 관리가 힘들다시는 93세 노모. 덕분에 나와 남편의 주말 방문 시 해야 할 텃밭 일이 점차 많아졌다.
하지만, 텃밭제 채소들의 경이로운 맛에 길들여진지 오래라, 모기에 물리기도 하고, 손톱에 검정물이 들어도 매해 걷고, 따고, 벗기고, 정리하고, 말리는 수고를 기꺼이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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