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텃밭, 감사 그리고 흔적들

2018년 텃밭의 마지막 마무리

신실하심 2018. 11. 1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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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 갑작스런 독성간염으로 거의 한달 간 병원치레를 하고 나오신 친정엄마. 체중이 많이 줄어 올 겨울을 어찌나실까 자식들은 한 걱정인데, 정작 노모 걱정은 딴 곳에. 바로 텃밭에 남아있는 김장 무와 마늘밭 비닐덮기.


엄마 걱정도 덜어드릴 겸, 남편과 함께 무밭과 마늘밭 정리에 들어갔다. 8월 말 경 뿌린 무씨는 김장 무로 자라기까지 대여섯번의 솎음 과정을 거쳐 열무김치나 총각김치로 담가져 작년에 담근 김장김치가 떨어진 자리를 대신해 준 고마운 채소.


비온 후라 쑥쑥 뽑아지는 무를 모아 무청을 자르고 무는 크기별로 분리한 후 김장무와 저장용은 지하실로, 동치미와 짠지용은 세척실로 이동시켜 처리. 


이젠 무청 변신 차례. 두꺼운 겉대는 말릴 시래기 용으로, 연한 속대 무청은 검정 김치용으로 분리.


어느 것 하나 버릴게 없는 무를 알게된 건 엄마의 텃밭을 도와드리면서부터. 사실 시장에 나가면 돈 몇푼 주지 않고도 살 수 있는 흔한 채소지만 가을 내내 흘렸던 땀방울 덕에 오일장 한켠에서 팔려나가길 기다리는 채소들을 무심코 지나칠 수 없게 되었다. 식탁에 오르기까지 준비한 자들의 보이지 않는 수고의 손길을 알기에 이파리 하나도 귀히 보지 않을 수 없는 텃밭 채소들.


무밭 정리 후 바로 동면을 위한 마늘밭 비닐덮기까지 2018년 텃밭 농사는 이렇게 끝났다.


엄마 집에 오면 늘 쉬지않고 하는 일이지만 엄마의 건강이 나빠지지 않으셔서 내년에도 같은 노동을 즐겁게 할 수 있기를.


엄마~ 올 겨울도 잘 보내셔서 내년에도 텃밭농사 같이 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