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대용량 열무얼갈이김치

신실하심 2023. 5. 1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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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600 여 명 정도 점심 식사를 제공하는 교회 주방.

 

어쩌다 맡게 된 주방 총괄이라는 직책보다 더 무거운 건 성도들에게 맛있게 식사를 제공하고 싶은 갈망인데, 매번 같은 음식 말고 다양하게 만들어 드리라는 92세 노모의 지엄한 말씀도 있어 매주 힘껏 음식을 차리는 중이다.

 

그간 선임 만나부장들은 식사에 제공되는 모든 김치를 손수 담갔기에 나도 이를 따르는 게 맞긴 하지만 한편으로 매식에 익숙한 세대인 후임들을 생각하면 만 가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인데, 그럼에도, 이번에는 선임 만나부장의 도움을 받아 주일 식사 2주일치 정도 되는 열무얼갈이 김치를 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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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열무 큰 단 20개, 얼갈이 10단, 마늘 2키로, 생강 1근, 홍고추 1킬로, 고춧가루 1킬로, 대파 1단, 양파 큰 망 1(채 썰고), 사과 6개, 보리밥 조금, 새우젓과 멸치액젓, 소금, 매실액, 밀가루풀물 큰 들통으로 1

 

[만드는 방법]

1. 열무와 얼갈이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2단 씩 구멍 막은 개수대에 넣고 3번에 걸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다

2. 양파를 제외한 양념 재료를 모두 갈아 큰 그릇에 넣고 섞는데, 새우젓과 멸치액젓은 조금 넣지만, 기본 간은 소금으로 간간하게 맞춘다. 이때 마른 고추를 불려서 갈아 넣어도 좋은데 열무김치는 양념을 빨갛게 넣지 않는다

3. 큰 그릇에 일정량의 열무, 얼갈이, 양파와 대파, 양념을 넣어 버무린 후 큰 들통에 차곡차곡 담는다(대용량 열무김치 담글 때는 절이는 과정을 생략한다 ) 

4. 3)의 과정을 재료가 소진될 때까지 계속한다

5. 버무린 김치가 든 통을 저온창고에 넣어 1주일간 숙성시킨다

6. 1주일 후 뚜겅을 열어 보면 아래 부분은 양념에 어우러졌으나 윗부분은 그렇지 못하고 절이지 않아 간이 싱거워진 상태라 다시 조제를 해야 한다

7. 들통 가득 옅게 쑨 밀가루풀물을 식혀 적당히 짜 낸 김치 국물과 합하고, 소금과 멸치액젓, 사이다 등으로 간간한 국물을 만들어 김치통에 부은 후 실온에서 하루 정도 익혀 다시 저온 창고에 저장한다

8. 저장 후 1주일 정도 지나면 먹기 좋은 상태의 김치로 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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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주일 점심에 소고기미역국, 숙주미나리나물, 조미김, 열무얼갈이김치로 식사를 제공했는데, 오랜만에 먹는 집밥같은 메뉴여서였는지 다들 흡족해하니, 우리 주방 위원들의 말로 '영혼을 갈아서 만든 식사'에 대한 찬사인 것 같아 몸의 피곤함이 상쇄되는 느낌이었다. 대용량 김치 만드는 법을 전수해 주신 ㄱ 권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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