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썩은 물건의 후패함 같으며 좀먹은 의복 같으니이다 (욥 13:28)
+ 주께서 죄악을 견책하사 사람을 징계하실 떼에 그 영화를 좀 먹음같이 소멸하게 하시니 참으로
각 사람은 허사 뿐이니이다 (시 39:11)
+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동록이 구멍을 뚫고
도적질하느니라 (마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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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아팠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몸이 아픈 것과는 별개로 늘 내 손이 필요한 집안 일, 회사 일, 교회 일 그리고 엄마 일들을 지속하다보니 더 이상 몸을 가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머리, 어깨, 팔다리, 허리 등 어디 하나 편편한 곳이 없고 코는 완전히 막혀 입으로 숨을 쉬었더니 입안이 사막같이 말라 입맛은 커녕 무엇을 먹어도 썼다. 당연히 배고픔을 느낀지도 오래됐고. 거울 속의 내 얼굴은 메마른 나무껍질처럼 최악의 건조함을 보이고.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는 것조차 힘겨웠던 2016년 연말. 그 병을 2017년까지 달고 와서야 병원을 찾게 되었다. 사시나무 떨리듯 덜덜 떠는 나를 의사 친구는 우선 수액부터 맞도록 했다. 수액과 함께 1시간 가량 따뜻한 침대에서 오랫만에 달콤한 잠을 잤다. 심각한 부비동염과 감기 몸살이라는 처방을 받고 항생제가 포함된 약을 먹은 하루 뒤부터 콧속 농이 조금씩 줄어들면서 몸도 머리 속도 훨씬 가뿐해졌다. 숨도 입 대신 코로 웬만하게 쉴 수 있고.
바이러스.
겨우 10~1000nm 크기의 미생물때문에 인간인 내가 2주 이상 고생한 생각을 하면 씁쓸한 한편 어이가 없다.
그런데 부비동염을 일으켜 일상의 삶이 일상적이지 못하게 한 그 바이러스가 마치 물건을 후패하게하고 옷에 구멍을 내는 좀같다고 느꼈다면 너무 과한 생각일까?
바이러스 염증 상태로 그냥 버티며 살다가 결국 몸을 쓰지 못하게 된 것처럼 내 영을 좀이 조금씩 먹어 어느 날 후패해지고 도둑질 당한 내 영과 마주하게되는 건 아닐지.
두렵다.
좀이 내 옷에 구멍을 내지 못하도록 근신하며 날마다 말씀으로 새로워지도록 애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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