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점점 가볍게 살고픈 마음에 보관했던 물건들을 꺼내 정리하는 버릇이 생겼는데, 오늘 손에 잡힌 것이 바로 오래전,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쓴 '자신에게 보내는 약속'이 담긴 편지 18통.
모두 밀봉된 상태라 내 것만 열어 다시 읽어 보았다.
'하나님의 뜻하신 바가 있어 00 대학교 00 학부 00 전공의 교수로 임용이 되어 사랑하는 00명의 학교 딸을 가진 엄마가 되었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의지해 이들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사랑하고 싶다... 자녀들은 부모가 말한 대로가 아닌 보여준 대로 자란다는 사실을 명심하겠다... 이 아이들의 돕는 자가 되고 싶다... 잊지 않고 실천해 갈 나 자신과의 약속... 1. 매일 1번씩 이 아이들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겠다... 2. 한 달에 두 번 정도 전자우편을 통해 이들을 격려하고 용기를 주며 자신감을 갖도록 돕겠다'
'저는 가까이 있는 학생들의 엄마가 되어 힘껏 돌보겠으니 멀리 있는 나의 자식들은 하나님께서 돌봐주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간절히 기도했던 그 시절, 이 편지 글을 통해 학업 뿐 아니라 다양한 문제를 가져오는 아이들을 꾸짖기도 하고 안아주기도 하며 수업 외의 많은 시간을 학교 딸들과 실랑이를 하며 보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세월이 지나, 벌써 20 년이나 되었으니, 이 학생들 모두 중년의 세월을 보내고 있을 터. 할 수만 있다면, 이 편지를 본인에게 모두 돌려줘 풋풋했던 학창 시절의 자신을 돌아보는 그리운 시간을 갖게 해 주고 싶다.
수연이, 지희, 희숙이, 수정이, 미란이, 소월이, 윤희, 윤미, 윤경이, 병선이, 경화, 정은이, 은옥이, 미진이, 효인이, 은경이, 은주야~
너희들 편지는 내가 개봉하지 않았으니, 언제고 너희들이 자신의 것을 열어 젊었던 학창 시절로 잠시 돌아가 보는 것도 좋겠다~ 이제와 생각하니 20년 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 때 그 시절이 여전히 그립다~
'일상 속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 세상~ (0) | 2022.05.09 |
---|---|
파친코(PACHINKO), 91세 노모의 독서 (0) | 2022.05.01 |
아침 꽃길 산책^^ (0) | 2022.04.11 |
나만의 정원(庭園) (0) | 2022.03.25 |
아기 털양말 세트 (0) | 2022.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