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더불어 들꽃

신실하심 2021. 6. 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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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과 3남매 양육 등으로 치열하게 살았던 4, 50대가 지나고, 그 사이 아이들 모두 결혼해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니 내 나이가 어느덧 60대가 되었다. 

 

당연히 겉모습은 보통 할머니처럼 주름도 점차 진하게 잡혀, 나이들었구나 생각하면서도 속으론 여전히 팔팔한 청춘 같으니 나도 나를 이해 못할 때가 많다.

 

그래도 지금의 나이가 좋은 것은 그간 찬찬히 바라보지 못했던 주변을 좀더 깊이 있게, 감사하며 볼 수 있게 된 것인데 들꽃도 그중의 하나이다.

 

식물을 그저 나무, 꽃, 줄기, 잎 또는 뿌리 등으로만 구별해 이해하다가, 이제는 각각의 이름을 찾아 정확히 불러주는 일부터 시작했다.

 

내 이름은 세상에 알리려 애쓰며 살아오면서도, 알고 보면 이름없는 들풀이 없음에도 그 고운 이름을 아예 묵살하고 살았던 철없던 젊은 시절. 귀가 순해진다는 이순(耳順)이 지나고 나니 하찮아보였던 것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들꽃들로부터 시작된 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작고 소박하지만, 무리져 피면서 더불어 있어 아름다운 자신들을 세상이 보아주지 않아도 수많은 날 동안 피고 지면서 인내로 기다려온 들꽃들.

 

그 들꽃들이 나에게 속삭인다. '이름을 불러주고 찬찬히 들여다 봐 주어 고마워요. 열심히 뿌리를 내려 오늘보다 내일 더 꿋꿋하게 서 있을게요~~' 

 

'그래, 나도 고맙다.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건 하나도 없다는 걸 알게해줘서... 나도 너희들처럼, 선한 무리의 하나가 되도록 열심히 삶을 사랑하며 살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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