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독서 링, 재능 나눔

신실하심 2020. 11. 2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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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후반, 남편과 함께 노년을 좀 더 건강하게 살아야겠다고 시작한 것이 새벽 수영인데, 어느덧 햇수로 7년째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 감염 사태가 나기 전에는 일주일에 서너 번 하루의 시작 시간을 같이 하는 수영반 회원들과 두세달에 한번씩 모임을 가지며 나이, 직업, 성별을 내려놓고 오직 수영을 매개로 즐거운 수다를 떨곤 했다.

 

낯선 이들과 쉽사리 가까워지지 못하는 성격임에도 어느 새 수영반 회원들과는 꽤 막역한 사이가 되어 어지간히 편한 이웃처럼 지내게 되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수영장이 문을 닫았을 때는 건강을 위한 안부 등을 잊지 않고 보내며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수영장이 다시 개장하고 갑작스런 번개 모임을 가졌을 때, 회원 중 목공을 취미로 배우시는 한 회원께서 우리 수영반 회원들을 위한 독서 링을 20개 만들었으니 나눠가졌으면 좋겠다며 놓고 가셨다. 

 

마침 노란 은행잎, 빨간 단풍잎이 지천인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 회원들은 너도나도 감사함을 표시하며 선물받은 독서 링과 함께 인증샷을 단톡방에 올렸다. 

 

남는 목재로 만든 소품이라며 너무 약소하다는 그 회원님의 재능 나눔으로 우리 수영반 회원들의 친밀함이 더욱 진해진 건 말할 필요도 없다. 

 

나 역시 책을 읽을 때면  반드시 독서링을 끼게 되는데, 두고두고 흐뭇하고 감사한 소지품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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