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조할머니와 4명의 증손녀들, 그리고 나와 남편, 큰아들과 작은 아들 내외, 총 11명이 4박5일 여행을 하고 왔다.
88세이신 노할머니께서 여행을 마다하지 않으셔서 태국의 푸켓, 파타야에 이어 말레이지아 코타 키나발루까지 세번째 4대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1.5세, 1세 아가가 2이나 있어 어쩌나 했지만, 대가족 여행 경험이 여러 번 있어 비교적 유연하게 대처하며 다녀올 수 있었다.
어딘가로 떠나 새로운 곳을 보는 것을 좋아하시는 친정엄마는 차멀미는 물론이고 식사의 편견도 없는데다 연로하셨어도 결코 어른 행세하지 않으시고 젊은이들을 배려해 주셔서, 형제들은 여행갈 일이 생기면 늘 엄마를 모시고 가곤 한다.
12월의 코타 키나발루는 우기(雨期)라고는 하나 스콜 형태의 비가 오기 때문에 섬에서의 물놀이나, 호텔 내의 어린이 프로그램, 해변가 산책 등을 증조할머니부터 증손녀까지 적당히 골고루 즐길 수 있었다.
엄마가 함께 하신 덕분에 할머니 보고싶어 미국에서 잠시 귀국한 둘째아들은 30이 넘어서도 할머니께 애교를 맘껏 부릴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자기 돌쟁이 딸에게 '너만 할머니 있냐? 나도 내 할머니 있다~'며 자랑하면서.
허리가 꼬부라져 밀차를 밀고 가셔야 걷기가 수월하신데, 증손주 유모차를 밀대 삼아 함께 한 대가족의 여행을 통해 어린 증손녀들은 노할머니의 사랑과 윗대들의 배려 등을 은연 중 배울 수 있었고, 증손녀들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추억거리를 만든 시간이었다.
언제까지 비행기 여행을 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정도로만 건강을 유지해주시면 이런 대가족 여행을 또 하실 기회가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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