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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도 줄고 기력이 쇠하신 엄마가 자꾸 누우시려고만 해서 걱정이 많은데, 희한하게도 엄마집 텃밭 얘기만 나오면 반응을 하신다.
지난 주말도 텃밭 가실 생각이 드셨는지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까지 잘 마치시고 준비도 순순히 따라 하셨다.
차를 타고 1시간 후 엄마 집 도착.
본인 기력은 생각하지 않으시고 텃밭 상황을 보더니, 곧장 텃밭으로 직진.
1시간 이상 햇빛 아래에서 잡초를 뽑으며 나물거리는 정리해 그릇에 가지런히 놓으시는 손놀림이 아침까지 침대에만 누워계셨던 어르신이 아니다.




엄마의 손이 가는 곳마다 길이 열리고, 잔디가 반듯해지는 기이한 매직 손!
뭔가 심심했던 6살 증손자가 증조할머니 옆에서 힘을 보태려고 출석거린다. 그 모습이 귀여워 사진 한 장 찍었다.
좀 있다 방에 있던 증손녀까지 나와 햇빛 쬐며 계단에서 독서 삼매경.
그 사이 나와 남편은 텃밭과 집을 오가며 환기, 청소, 텃밭 풀 뜯기, 감나무 약 치기, 고추와 가지 심고 완두콩에 지지대 세우기 등을 부지런히 하고... 잠시도 쉴 틈 없이 움직였다.


난 엄마와 함께 하는 이런 일상이 무척 소중하다.
마지막으로 향하는 노모의 시간 속에 본인이 사랑하는 텃밭에 자식이 함께 있고, 게다가 증손주들의 귀여운 재잘거림과 파래도 너무 파란 높은 하늘, 초록초록 새순의 여유로운 흔들림까지 합하여 선한 평온을 이룬 날이기 때문이다.
모쪼록, 올 여름 노모와 함께 1주일에 한 번씩이라도 당신의 텃밭 천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된다면 참으로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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