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 후부터 세뱃돈 등을 자신의 지갑에 모으고 있는 손녀가 2학년이 되고부터는 돈을 쓰고 싶어 안달이 났다.
친구나 언니들의 행동에 무척 민감하게 반응하는 터라 그들이 동네 문방구에 들어가 돈을 내고 물건을 사는 모습이 꽤 부러웠던 모양이다.
어느 날 저녁, 퇴근하고 집 현관을 들어서는데, 손녀가 헐레벌떡 달려 나오며 하는 말,
'할머니~ 내가 할머니 드리려고 예쁜 진주 반지 샀어요~ 그리고, 노아가 좋아하는 불빛 나는 물건도 사고, 저번에 산 슬라임이 터져서 색깔이 예쁜 슬라임을 하나 더 샀어요~~~'
그 눈빛에 자신이 산 것에 대한 정당성을 알아달라는 간절함이 가득 담겨 있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잠시 얼떨떨한데, 할머니를 위해 샀다는 마음은 알아줘야 할 것 같아 '알았어. 고마워'라고 답해 놓고 이런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할지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위 사진의 반지는 첫 번째 것이 아니다. 처음 사 온 반지가 큰 진주알이 달린 것으로, 본인 눈에 무척 예뻐 보여 산 모양인데 알을 받친 테두리가 온통 녹이 슬어 착용하기 어려운 상황. 이런 것을 판 문방구 주인이 야속했지만, 손녀의 마음이 상할까 봐 녹슨 곳을 보여주고 같이 가 녹슬지 않은 반지로 바꿔오자고 갔는데, 똑같은 게 없어 다른 것으로 바꿔온 것이 고양이 모양의 이 반지였다. 2000원짜리. 그래도 손녀의 마음이 가상해 며칠 끼고 다녔는데 그만 링이 끊어져서 그마저도 착용을 못하게 되었다.ㅠ
그런데, 동생에게 사 준 불빛 나는 키링은 사서 이틀 정도 갖고 놀더니 어디에 뒀는지 없어졌고, 3000원짜리 안드로메다 슬라임 역시 산 날 조금 가지고 놀다 지금은 책상 한쪽에 그대로 서 있는 형편이다.



위의 사건이 있은 지 며칠 후, 남편의 생일이 있던 주 초에 손녀가 할아버지에게 생신 선물 사드리고 싶은데 무얼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남편이 한참 고민하다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이랬더니, 손녀가 무척 맘에 들어했다. 사실 손녀도 민초 아이스크림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
옆에 있던 손자가 자신도 생신 선물 사드리겠다는데 남편이 눈치 없이 '그럼 노아 선물은 녹차 아이스크림으로 할게' 했더니 손자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이를 금방 알아챈 남편이 아차 싶어 ' 나는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좋아해. 그걸로 바꿀게' 했더니, 바닐라를 좋아하는 손자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번졌다.
결국 손녀손자에게는 자신의 용돈으로 할아버지 생신 선물을 산 데다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은 일석이조의 생일 선물이 되었으니, 모두에게 win-win인 시간이었다.

사실, 6살 손자는 아직 돈을 사용할 줄 모르지만, 9살 손녀는 돈으로 뭔가를 사는 행위에 눈을 떠 가고 있어,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할지 참 어렵다. 손녀가 원하는 것이 내 보기에 대부분 돈을 써보기 위한 구매라 적절히 제약을 해야 할 텐데 말이다.
그래서, 지금은 지갑을 내가 맡아 가지고 있기로 하고 혹시 필요할 때는 나에게 허락받고 하기로 약속한 상태.
어린이가 지혜롭게 용돈을 사용할 수 있는 실제 교육 방법을 알려주실 분 어디 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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