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으로 ~

고슴도치 할머니

신실하심 2023. 4. 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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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매주 주말이면 미국에 사는 어린 손주들과 영상 통화를 하는 덕에, 안아주지는 못해도 아이들의 재롱은 충분히 누린다.

 

얼마 전, 만으로 4살 반 된 손녀가 자기네 가족이라며 그린 그림을 보여주길래, 웃으라고 '근데 할아버지랑 할머니는 어딨어?' 했더니, 대뜸 '자리가 없어서 못 그렸어요~' 한다. 와우~ 엄청난 순발력이다.

 

'그래? 그럼, 할아버지랑 할머니도 그려줘~' 했더니 쏜살같이 달려가 종이를 가져오더니  할아버지와 할머니라며 쓱쓱 그려 보여주는데  할아버지는 할아버지처럼, 할머니는 할머니처럼 얼마나 잘 그렸는지, 내 눈에는 피카소 그림보다 훨씬 훌륭해 보인다.

 

게다가 둘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그려줬으니, 앞으로 더 살가운 삶을 살라는 하나님의 부탁을 전하는건가?

 

아들 왈, 손녀가 말을 하도 많이 하고 목청도 커서 귀가 울려 어떨 때는 힘들다면서, 며칠 전 자기들이 가르쳐주지 않은 노래를 부르고 있기에 어디서 그런 노래를 부르냐니까 손녀가 '소리가 배에서 나와서 입으로 부르는 노래'라는 엉뚱한 대답을 했다는데...

 

그 얘기를 듣자마자 나와 남편이 동시에, '잉? 애기가 노래 나오는 길을 안다고?'

 

2년 전 미국 방문 시 겨우 말을 따라 하는 손녀를 재우면서 동요를 몇 번 불러줬는데 얼마나 잘 따라 부르던지 조금 크면 노래를(사실은 성악.ㅎ) 배우게 해도 좋겠단 생각을 했었다. 

 

애들 말로는 요즘 또래 아이들은 다 이 정도는 한다고 하지만, 내겐 손주들의 재롱이 다 재주로만 느껴지니 역시 난 고슴도치 할머니가 맞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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