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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2달간 왁자지껄, 깔깔깔 소리로 집안을 꽉 차게 했던 세 손녀들이 드디어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아이들이 주는 기쁨에 피곤함도 잊은 채 함께 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면서 몸은 편안해도 뭔가 살짝 아쉬운, 아니면 벌써부터 그리운 느낌이 드는데, 아이들을 보내고 어질러진 집안을 치우다가, 식탁 위에 가지런히 올려진 종이봉투를 발견했다. 1번 손녀가 남기고 간 것.
얼른 봉투를 열고 하나씩 펼쳐 보니, 할아버지에게는 '힘내 ! 메세지 세트' 봉투를 만들어 그 속에 할아버지 간식 창고에서 꺼내 종이로 싸고 그 위에 '방학 동안 돌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라고 쓴 초콜릿 두 개를, 내 봉투에는 내가 먹는 홍삼 영양액 통 1개와 그림 종이 카드가 들어 있었다.
잘 접어 고무줄로 묶어 놓은 종이 카드를 조심스레 펼쳤더니, 예쁘게 그린 내 모습과 함께 '할머니~ 방학 동안 돌봐 주셔서 감사했어요! 사랑해요♡', 그리고 '꽃보다 아름다운 할머니' 라는 멘트가 적혀 있었다.
세상에...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이렇게 감동적인 카드를 놓고 가다니...
글을 읽는 순간,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할머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