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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으로 찬 기운이 솔솔 들어오지만, 그래도 봄기운을 가까이 느끼는 것은 엄마의 텃밭 마중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엄마는 감나무에 가축분뇨 비료를 주면서 올해도 오남매에게 줄 수 있게 많이 열리라고 보듬고, 고구마 심을 자리에 태운 재를 골고루 섞을 때는 작년처럼 고구마가 대박 나라고 속삭인다.
나는 옆에서 엄마의 시중을 들면서 너희들이 잘 자라야 울 엄마가 올해도 희망찬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열매를 잘 맺어주라고 부탁을 한다.
이렇게 텃밭을 매개로 구순 노모와 늙은 딸이 서로 다른 기도를 드리지만, 이는 서로를 향한 사랑 고백이다.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엡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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