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조각들을 붙여 쓸만한 물건이 만들어지면 알 수 없는 희열이 느껴져, 시간만 나면 손가락에 구멍이 나도록 바느질을 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동생 따라 미싱에 입문하게 되었는데, 손바느질보다 속도가 빨라 완성품이 후딱 나오는 것이 장점이나, 이것도 바느질을 잘하려면 기계와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한데. 사실, 난 미싱에 실 꿰는 것도 해 본 적이 없는 초보 중의 왕초보다.
그래도. 발을 굴러 천을 박는 것 정도에서 시작한 재봉이 어찌나 재미있는지, 요새는 천만 보면 뭘 만들어보나 생각하는 게 습관이 된 듯.
특히 자투리 천을 버리지 않고 한 번 더 사용하는 것이 나의 재봉 컨셉인데, 얼마 전부터 헝겊을 이어서 휴지 박스 커버를 만들기 시작해 다섯 개 정도 완성품이 나왔다.
청바지 자투리 천을 잇기도 하고, 청바지 허리 부분을 해체해 이어 붙인 후, 재단해서 재봉하기도 하고, 뭔가 아쉬운 듯 싶으면 지인에게 부탁해 수도 놓고, 밋밋한 곳에는 하트 목걸이도 붙여서 혼자 보고 또 보며, 더 예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느라 심심할 틈이 없다.
이제는 휴지가 나오는 입구의 입술포켓 재봉은 꽤 능숙해져서 커버 하나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많이 단축됐다.
난 솔직히 예술적 재능이나 손재주가 없어서, 그저 모방 수준의 작업인데, 이 것으로 뭔가 나눔을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하는 생각까지 한 것은 스스로 생각해도 기특한 마음이다.
연습으로 만들어서 어딘가 어설프지만, 그래도 원하는 분이 있으면 나눌 생각이다. 멀리서 보면 그럭저럭 쓸 만하니까라고 자위하면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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