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 초기에는 하나님을 더 알고 싶어서, 그 이후에는 말씀에 푹 젖고 싶어서 성경책을 늘 갖고 다니며 읽고 생각하고 느끼고 깨달음을 기록했던 시간들이 40여 년. 그동안에는 손글씨로 묵상 노트를 만들어 기록하며 전에 받았던 은혜와 그 당시의 삶을 다시 보곤 했는데, 환갑이 넘어 60 중턱을 지나가면서, 점점 늘어나는 묵상 노트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어지간한 박스로 하나는 될 듯싶은데, 내가 이 세상을 떠난 후 나의 인생이라 해도 틀리지 않는 이 녀석들을 어떻게 남겨 놓고 가나하는 염려 때문이다. 자손들이 정리해 잘 버려 주겠지만 마치 내 인생이 함부로 던져질 것 같아 씁쓸한 마음도 들고, 그렇지 않다 해도 저명한 학자나 사상가도 아닌 평범한 일반인의 개인적인 깨달음이 적힌 노트를 눈여겨 봐 줄 사람도 없을 듯하고. 그래서, 지금부터의 성경 묵상은 노트 대신 무형의 블로그에 글을 남겨 내가 살아있는 동안 가끔씩 스스로 돌아봐 주기로 결정했다. 내 글을 읽고 동감해주는 분들이 있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고. 나의 묵상 글은 신학적 문외한이지만 하나님을 정말 사랑하는 한 평신도가 매일 성경을 읽으며 그때그때 주시는 말씀의 깨달음과 결단을 기록한 글이므로 철저하게 나의 현재 신앙 상태를 반영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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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2장 (주의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은 자들)
평생 주의 계명과 규례를 지키며 기도에 힘쓴 사가랴와 엘리사벳에게 늙은 나이에 찾아 온 수태,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 처녀로 잉태한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천사가 이른 말대로 먼 길을 걸어 아기 예수를 보러 온 목자들, 주의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는 성령의 지시를 믿고 마침내 정결 예식을 위해 예루살렘에 올라온 예수를 안은 시므온. 그들은 모두 주의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은 자들로 결국, 예수님을 만났다. 우리도 예수님을 만나 동행하고 있는 자들이므로, 우리에게 행한 주의 말씀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그것이 거룩한 삶을 살려고 애쓰는 이유이다.
2. 3-5장 (예수님의 사역을 위한 준비)
하나님의 아들이기에 이 땅에서의 예수님은 언제든 사역을 시작하셔도 놀랄 일이 아니었을 것이나,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기도 한 예수님이 30세 경 사역을 시작하기 전까지 요한 선지자를 통한 예수님 사역의 준비와 예수님의 세례, 사탄에 의한 시험 등 여러 과정을 거치게 하셨다. 그리고 3년 정도 사역을 하시고 십자가에 돌아가시고 부활하셨다. 요즘 같은 100세 인생으로 치자면 90세까지 준비시키시고, 나머지 10년의 사역을 하신 셈이다. 그렇다면, 내 나이 역시 하나님의 사역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연령 아닌가? 지금까지의 삶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일을 위해 준비하신 기간이고. 시간 가는 것을 맥없이 보고만 있기엔 아직도 젊다. 평범한 일상을 더욱 구별시켜 하나님께 드리자. 그것이 하나님의 일일 테니.
3. 6-8장 (예수님의 참아주심)
'하나님 나라'를 말씀하시는 예수님과 삶에 닥친 고통과 죽음, 질병 등의 회복만을 요청하는 사람들 사이의 간극이 너무 크다. 또한 자신이 지키는 율법으로 예수님을 엿보고 정죄하며 예수님의 말씀에 노기가 가득해진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의 시선이 예수님과는 너무 멀어 보인다. 그럼에도 용서와 사랑, 너그러움, 섬김 등으로 이어지는 하나님 나라를 끊임없이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인내. 사실, 성경 속의 그들처럼 나도 눈에 보이는 생사화복의 해결에만 집중해 기도했으나 어느 새, 내 삶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이끄심이었음을 고백하고 현재의 상태와 상관없이 하나님 나라를 향한 지금의 거룩에 집중하고픈 소망을 품게 된 것은 전적으로 주님이 인내로 나를 기다려주신 때문인 것을 알게 되었다. 이처럼 기다려주셨고, 참아주셨으며 나를 품어 살리신 주님께 감사 또 감사드린다.
4. 9-10장 (현상과 내면)
예수님이 승천하실 기약이 차가면서, 제자들 외에 70인을 따로 세워 주님의 사역을 전하도록 마을로 내 보내셨고 그들은 귀신을 제어하고 사탄을 떨어뜨리는 놀라운 이적을 행하고 돌아와 기쁨으로 주님께 보고하였다. 그러나 주님은 그들에게 귀신이 항복하는 외면적 '현상'보다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내면'적 사실에 기뻐하라고 말씀하셨다. 보이는 것에 촛점을 맞추게 되면 결국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깊이 누릴 수 없게 된다. 보이지 않지만, 더욱 강력하게 우리를 이끄시는 성령의 은혜와 하나님의 임재를 더욱 경험함으로 주어진 삶의 시간들이 헛되게 공중분해되지 않도록 '내면의 거룩'을 향해 꾸준히 걷고 싶다.
5. 11-13장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염려로 내 키 한자 더 할 수 없는 게 인생이다. 가장 작은 일도 하지 못하면서 어찌 다른 일을 염려하고 있는지. 삶의 염려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말씀하신다. 찾고 두드리는 것(11:10),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것(11:28), 성령을 모독하지 않는 것(12:10), 탐심을 물리치는 것(12:15), 깨어 있어 준비하는 것(13:40,47)은 하나님께 시선을 두면 성령이 도우셔서 하게 하시는 것. 염려는 던져버리고 순종과 충성을 선택하겠다.
6. 14-16장 (하나님의 마음 알기)
스스로 말석에 앉는 겸손함. 부르심에 즉각 응답하기. 잃어버린 한 개도 끝까지 찾으시고 집 나간 자식을 한없이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끝없는 사랑. 내 시선이 세상을 향하고 있는 한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지만, 햇빛을 향해 머리를 드는 해바라기처럼 늘 주님께 시선을 고정한다면, 하나님께서 나를 겸손의 자리로, 부르심에 즉각 순종하도록, 그리고 끝없이 품으시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하도록 이끄실 것이다.
7. 17-19장 (믿음이란?)
[용서하기 = 믿음 = 감사하기 = 항상 기도하기 = 낙심하지 않기 = 멸시하지 않기 = 어린아이 같이 순전하게 = 하나님 나라 선택하기 = 충성하기 ]
오늘, 용서를 조금 더 하고, 좀더 진한 충성을 드리고, 멸시하지 않고 겸손한 자로 서는 일을 어제보다 더 애써서 하고 있다면 오늘의 믿음 두께가 어제보다 조금 더 두터워진 것은 아닐까?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 안에 있으니(17:21), 위의 일들을 사람이 할 수는 없으나 하나님으로는 다 하실 수 있음(18:27)을 믿는 것이 믿음일 것이고, 십자기의 죽음을 앞두고서도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던(19:47) 예수님을 자꾸만 배워가는 것이 믿음의 전진이 아닐까 생각한다.
8. 20-21장 (예리한 마음 갖기)
건축자가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고, 부활을 부정하기 위해 부활을 현세의 연장으로 보는 어리석은 주장들의 허구, 부자가 넣은 많은 돈보다 과부의 전 생활비인 두 렙돈의 헌금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예수님의 관점, 아름다운 돌로 꾸며진 성전에 혹하는 사람들에게 결국 성전이 무너질 것을 예언하신 예수님. 진정한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우리의 시선이 어디에 집중돼야 하는지를 치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 조심함으로 방탕, 술 취함, 생활의 염려를 갖게 하는 둔한 마음을 벗어나, 인자 앞에 서도록 기도로 깨어 있어야겠다.
9. 22-24장 (두려워해야 할 대상)
백성을 두려워 한 대제사장들과 서기관 같은 기득권층들은 자신들의 세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죄의 유무'(23:14)와 상관없이 '돈'(22:3-5) 거래나 세력 간 '결탁'(23:12)을 결코 주저하지 않았다. 그 결과,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 하지만, 그들의 성공은 여기까지. 잠시 실패한 듯 보였던 하나님의 일은 예수님의 부활로 완벽하게 반전되었고,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렸던 행악자 중 예수님께 죄가 없고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고백한 한 명(23:40-43)은 천국 입성을 하게 되었다. 믿는 자가 늘 돌아보며 두려워할 것은 지금의 상황이나 상태가 아니라, 하나님이시며, 천국을 향한 믿음의 방향이다. 지금이 어떠하든, 하나님은 결국 당신의 일을 하셔서 그를 의지하는 자들에게 천국의 승리를 안겨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걷는 한 걸음이 또다시 새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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