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으로 ~

먹방 꼬마들^^

신실하심 2025. 6. 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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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는 말은 진리다.
 
요새, 우리 집 저녁 메뉴는 손녀가 거의 정한다. 물론, 바로 해 줄 수 있는 것은 받아들이지만 며칠 전부터 얘기해 둔 메뉴를 그날 바꾸려고 할 때는 전에 말한 메뉴를 준비했으니, 그건 내일 먹자라고 의견을 내면 거의 통과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메뉴 역시 초등 1학년인 손녀가 선택한 것임을 본인이 더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양 선생인 내가 무조건 손녀가 말한 메뉴를 끼니로 선택하지는 않는다. 손녀가 선택한 음식이 면일 경우가 많아서, 밥과 면 그리고 채소와 육류 등을 적당히 섞고, 외식과 집밥도 설명을 곁들여 의견을 조율해 저녁 식사 메뉴를 결정하고 있다.
 
하지만 4살 손자는 누나가 먹고 싶다는 음식의 대부분을 일단 먹지 않겠다고 하는 게 문제인데, 이럴 때를 대비해서 항상 차용할 수 있는 음식들을 상비해 놓는다.
 
예를 들어, 누나가 스파게티를 먹겠다고 하면 본인은 생선살에 어묵과 콩나물 넣고 비벼 먹겠다/누나가 칼국수 먹겠다할 때 본인은 떡국을 먹겠다는 등등... 
 
그래서, 메인으로 손녀가 선택한 음식이 나가면 그 주위에 손자가 좋아할 법한 음식 몇 가지를 내 놓고 먹게 하는데, 그러다 누나와 할아버지가 맛있게 먹는 걸 보면 자신도 한번 먹겠다고 시작해 결국, 그 음식으로 돌아서는 때가 많다.
 
혹자는 어떻게 애들 따라 음식을 다르게 해주느냐고 할지 모르겠으나, 우리 집에 처음 왔을 때 심한 편식장이었던 손녀가 지금은 대부분의 음식을 맛있게 잘 먹어 감사하고, 손녀에 비해 편식이 덜하나 채소를 가려먹는 손자가 여러 채소를 먹는 누나를 보면 한 번씩 먹어보려고 해서 우리 집 저녁 식사는 꼬맹이들의 다양한 식품을 경험시키는 교육의 장이기도 해 기꺼이 준비하고 있다.
 
요즘 '흔한 남매'라는 만화책에 푹 빠져 있는 손녀가 어느 날, 만화 주인공이 먹은 음식인데 궁금해졌는지 청국장을 먹어보겠다고 했다. 그래서, 맘 변하기 전에 냄새가 덜 나는 청국장 가게를 찾아서 경험을 시켰는데, 손녀 왈, '생각보다 괜찮네~' 그러면서 밥 한 공기를 뚝딱 먹었다. 그러더니, 묵은지가 뭐냐며 먹고 싶다고 했다. 책의 힘이 이렇게 강력하다니...ㅎ
 
얼마 전에는 애들과 소백산에 올랐다 내려와, 평양냉면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손녀가 국물이 엄청 맛있다며 동생에게 먹어보라고 권하면서, 면 위에 무김치를 얹어서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고 하는 말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어른들도 밍밍한 평양냉면에 맛들이려면 한참 걸리는데 말이다.

 

게다가, 계란은 입에도 대지 않는 손녀가 유독 중국식으로 조리한 계란토마토 볶음의 계란은 얼마나 잘 먹는지 참으로 신기하다.  덕분에 어린 손자도 누나따라 새로운 음식들을 호기 있게 먹게 되니, 이래저래 음식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흐뭇할 수밖에 없다.

 
언젠가, 식사 전 애들에게, '할머니가 만든 음식이 너무 맛있다고 울면 안돼~' 했더니, 그 뒤로 꼬맹이들은 종종 맛있다는 표현으로 '할머니~ 너무 맛있어서 눈물이 나요~'하면서 깔깔 꼴꼴 한바탕 웃기도 하는데, 애들이 보고 싶을 아들내외에게 꼬맹이들의 사진을 많이 찍어 자주 보내는 중, 손녀의 청국장 먹방 사진을 보고 며느리로부터  '최고의 문자 훈장'이  왔다.
'한국으로 유학보냈더니 편식이 고쳐졌네요.ㅎㅎㅎ'
 
아무튼, 지금 두 꼬맹이들은 교회밥, 집밥, 바깥밥 할 것 없이 잘 먹고, 어디서나 잘 자고 잘 놀면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 키우는 입장에서는 더없이 고마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물론 짜증과 불평, 토라짐도 여느 꼬맹이들만큼 부리고 있지만, 그거야 뭐 그나이에 없는 게 이상한 것이니...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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