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김장 무씨를 뿌리려고 지력이 생기도록 쉬게 한 텃밭에 쇠비름, 싱아, 질경이, 땅 전체를 기어다니 듯 영역을 차지하는 이름 모를 억센 잡초, 심지어 상추, 깻잎, 채송화, 꽃양귀비, 돌나물 등등이 땅을 덮을 기세다.
치료차 주인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이런 잡초들이 떵떵거리며 주인 노릇을 하고 있는데...
정작 하나님의 마음을 닮은 땅은 잡초나 채소, 심은거나 날아온 것을 구별하지 않고 다 품고 있으니, 텃밭 관리가 서툰 나는 이를 갈아야 하나 놔둬야 하나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사실, 16년 간을 거의 매주 방문했던 엄마집의 텃밭은 늘 정갈하고 깔끔해서 난 엄마의 텃밭을 '텃밭 정원'이라 불렀는데, 알고 보니 일주일 중 6일 간 흘리신 엄마의 땀 덕에 내가 보낸 텃밭의 하루가 정원이었던 것을 엄마의 부재 후 알게 되었으니 얼마나 한심한 일인지...
아직 치료가 끝나지 않아 집으로 오지 못하고 계시면서 텃밭만 걱정하고 계신 엄마가 언제 오셔도 깔끔한 텃밭을 마주하시도록, 엄마가 계시지 않는 집에 여전히 매주 방문해 나름의 애를 쓰고 있는데, 오늘도 남편과 함께 달려가 집안을 환기하고, 감나무 2그루에 약을 주고 잔디 이발해 주고, 심어놓은 채소들 솎고, 완두콩 정리하고 물 주고, 텃밭과 그 주변 잡초들을 뽑아 버리는 작업을 쉴 틈 없이 하고 왔다.









주인이 없어도 활짝 핀 붉은 손가락 선인장꽃과 분홍 가랑코에 꽃사진으로 엄마께 꽃선물도 전했고...


그간, 텃밭 정원사로서 엄마가 하셨던 그 애씀을 조금 경험하고 보니, 내가 누렸던 텃밭 세상이 엄마의 노고로 말미암은 것이었음에 새삼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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