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엄마 집을 방문했더니, 제일 먼저 반기는 녀석이 바로 소금 친 무청. 엄마 말씀이, 너 온다고 해서 내가 일 많이 만들어놨다~ 하신다. 잘하셨슈~ 이 나이에도 쓰임 받아 참 좋다(?).
내가 생각한 오늘의 미션은 엄마 집에서 목욕시켜 드리는 것이었는데 일이 더 추가된 것.ㅎ
주택이라 겨울이면 기름 보일러를 때야 하는데, 어지간하면 전기장판으로 견디시려 해서 자식들은 늘 성화를 부린다. 엄마~ 감기 드시면 우리가 더 힘들어져요~ 제발 보일러 틀어요~~
코로나로 토요일이면 늘 가던 온양온천을 못 가신지 벌써 1년 째. 날은 추워지고 집은 춥고, 자식들 집은 멀리 떨어져 있고...
막내 동생이 엄마 화장실을 덥혀줄 전기 히터를 사놓고 갔기에 우선 보일러를 틀어 온수와 난방이 되도록 하고 화장실에 전기 히터를 켜 공기를 한 시간 여 덥혔다.
그 사이, 엄마와 난 마늘밭에 비닐을 덮은 후, 무청 김치에 넣을 갓, 대파, 골파를 텃밭에서 뽑아 다듬어 씻어 놓고, 난 주방으로, 엄마는 목욕하러 화장실로.
김치 양념에 넣을 쌀죽을 쑤고, 화장실 실내온도가 목욕할 만한지, 지, 온수는 잘 나오는지, 등 밀어드리려고 주방과 화장실을 헐레벌떡 몇 번을 오간 끝에, 드디어 엄마는 목욕을 마치시고, 난 무청 김치를 마무리했다.
엄마는 오랫만에 푸근한 목욕을 한 데다, 마늘밭 비닐도 깔고, 무밭 정리까지 했다며, 속이 다 풀린다고 하셨다.
게다가 요새는 입맛이 좋아져서 체중이 조금 증가한 것 같다고도 하시니, 정신없이 이리저리 뛰었던 토요일 한낮이었지만, 나 역시 보람된 시간이었다.
그리고 2020년 한 해가 이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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