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상추쌈까지 야무지게, 손녀의 미세 먼지 대처법

신실하심 2026. 3. 1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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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침 등교 준비를 하던 손녀가 급히 나를 불렀다.
'할머니~~~ 오늘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이에요... 이럴 땐 삼겹살을 구워 먹어야 해요~~~'
'잉? 그런 건 어디서 알아온거야?'
'책에서 읽었어요~~~ 흔한 남매 에이미가 먹었다고요~~~'
'상추나 배추에 싸서 쌈장 올려 먹어야 해요~~~'
'근데, 너 진짜 구운 고기 먹을 거야???'
'옙옙옙~'
 
아주 잘 구운 소고기 스테이크 외에는 고기류를 먹지 않는 손녀가 정말 먹을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혹시나 싶어 소금과 후추, 소주로 밑간을 한 후, 에어후라이기에 애벌 구이하고 바로 프라이팬에서 다시 제대로 구워낸 삼겹살이 꽤 맛있었다. 채소는 양파와 생마늘, 팽이버섯을 곁들이고 콩나물무침, 냉이나물, 씻은 묵은지 김치와 상추, 생오이와 당근, 쌈장을 올려놨는데 진짜 대박!!!

 

손녀가 거침없이 큰 상추에 고기 두 점, 밥 조금, 냉이나물, 쌈장을 올리고 야무지게 싸서 그 큰걸 한 입에 쑥 집어넣으며, 엄청 맛있단다. '역시 미세먼지 나쁜 날에는 삼겹살이지~' 노래를 하면서...

 

내친김에 구운 마늘까지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노할머니까지 폭풍 칭찬하시니, 손녀는 신이 나서 더 열심히 먹었다.   

 

 

누나와는 식성이 무척 다른 손자는 상추 대신 김 속에 밥과 고기, 구운 마늘, 생 오이를 넣어 싸서 한 입 넣고, 구운 팽이버섯까지 순삭.

이를 쳐다보시던 노할머니께서도 상추에 고기와 구운 채소, 쌈장을 넣고 또 맛있게 잡수시니, 저녁 식사를 준비한 나에게는 더없이 즐거운 순간이었다.

 

듣기 좋은 소리를 잘하는 손녀가 오늘은 할아버지 식당(남편이 프라이팬에 고기와 채소를 구웠음)이 무척 맛이 좋았다며,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고기 굽는 식당을 하면 손님이 많이 올 거라는 칭찬 아닌 칭찬까지 해 주었다. 

 

사실, 영양선생인 나는 미세먼지 나쁠 때 삼겹살이 약이라는 걸 인정하진 않지만, 이유가 뭐가 됐든 4대가 삼겹살 1kg를 배가 부르도록 신나게 먹었으니, 손녀의 미세먼지 대처법(?)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아 손녀의 식성 확장을 위해서도 종종 그녀의 의견을 따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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