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1주일간 남편과 제주 여행을 가 모처럼 고즈넉한 나만의 시간을 갖게 되어, 그간 미뤄두었던 개인 작업들로 밀린 잠도 자지 않고 꿍덩꿍덩 며칠 보내는 중, 엄마까지 며칠간 밤에 기침을 하셔서 돌봐드리느라 더 잠을 못 자게 되었다.
그러다, 바로 내가 오한이 나고 온 몸이 쑤신 데다 위까지 긁어서 겨우 오후에 출근만 하고 꼼짝없이 앓게 되어, 한 이틀은 10시간 이상 잠을 잤더니 그간 자지 못한 수면 시간이 보충됐는지 코가 헌 것을 제외하면 몸이 조금 가벼워졌고, 바로 그날 식구들이 제주에서 돌아왔다. 그 사이 엄마 기침도 사라지고.
반면, 1주일 휴가 기간을 야무지게 준비한 나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계획은 무슨... 나이 칠십에 잠을 안 자가며 뭔가를 하려는 게 어리석은 일이었지...ㅎ
젊은 시절, 난 잠을 자는 게 나의 생명 시간을 죽이는 것 같아서 어지간히 내 몸을 못살게 굴었다. 길어야 하루에 너댓 시간 잤나? 그저 뭔가를 해야 살아있는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먹지는 않아도 되는데, 잠은 6시간 이상 충분히 자야 하루를 살 수 있는 정상적인(?) 사람이 되어, 어쩌다 잠이 부족하면 온몸이 아우성이라 언제든 잠 보충을 하지 않으면 이번처럼 병이 난다.
모시고 있는 올해 95세 되신 울 엄마도 마찬가지. 젊어서는 이방저방 연탄 불 꺼뜨리지 않으려고 시간 맞춰 일어나 구공탄 가시느라 밤새 자다 일어나다 하시다 같은 이불을 쓰던 아버지에게 핀잔을 많이 받으셨다는데(울 아버지 좀 너무 하셨다ㅠㅠㅠ), 지금은 밤낮 주무시는 게 대부분의 일이시니, 혹시 '수면 총량의 법칙'이라는 게 있나 싶어 쳇gpt에게 물어보았더니 다음과 같은 답변이 올라왔다.
'응, 어느 정도는 있어. 보통 이를 ‘수면 총량의 법칙’ 또는 더 정확히는 '수면 항상성(sleep homeostasis)'이라고 부르는데, 핵심 개념은 우리 몸은 일정한 수면량(필요 수면량)을 맞추려는 성향이 있어, 잠이 부족하면 수면 빚(sleep debt)이 쌓여, 이후에 더 오래 자거나, 더 깊은 잠(특히 서파수면)으로 보충하려고 하지만, 완벽한 법칙은 아니야'
에휴, 하나님이 만드신 내 몸을 내 것인 줄 알고 함부로 부린 대가가 결국은 '병'이었는데, 혹시 내 몸의 소리와 컨디션을 잘 살피는 것도 인간을 빚으신 하나님께 순종하는 또 다른 방법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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