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의 말.말.말.
아직도 내 마음은 이팔청춘인데, 정신을 차려 돌아보면 사방에 손주들이 가득하다.
아이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쑥쑥 자라는 게 보이는 걸 보면, 그만큼 나는 늙어가고 있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요새는 통신이 발달해 멀리 있어도 자라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 예전 세대에 비해 손주들과의 친밀함이 더욱 커져가는 것 같은데, 대화 중에 아이들이 한 재밌는 말들을 훗날에도 꺼내볼 수 있게 손주들의 어록(語錄)을 남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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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손녀 : 할머니~ 할머니는 물건 재활용을 잘하시는 것 같아요. 특히 손잡이 달린 우유통을 잘라, 수건 보관함으로 쓰는 게 기발해요~ 지구가 아프니까 되도록 한 번 더 써서 버리면 좋지 않을까? 맞아요. 책에서 읽었어요. 곧 초등 3학년이 되는 손녀는 집에 사진 하나 더 생긴 것도 금방 알아챌 정도로 관찰력이 뛰어나고 벌써부터 말이 통하는 대화 상대.
2번 손녀 : 할머니~ 할머니의 할머니도 할머니처럼 할머니를 예뻐했어요? 올해 초등 1학년되는 2번 손녀의 말에 순간 울컥. 자기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내 마음을 알아주다니.... 때론 팩트 폭격자.. 남편이 할머니가 만든 음식은 다 맛있지 물으면, 아니요~ 근데 대부분 다 맞있어요... 이러니, 손주들 밥해줄 때는 더 신경 써서 맛난 밥을 먹게 해 주려고 노력하는 할머니가 된다.ㅎ
3번 손녀 : 할머니~ 나 배고파요... 냄새 엄청 좋다... 내가 숟가락 놓을께요... 할머니... 나 고기 좋아해요... 마침 사태찜을 데우고 있어 하나 건져 먹여 주니 엄청 맛있어요 한다. 눈치 빠른 애교장이로 별명은 육식 공룡. 먹는 고기 양이 엄청 난데 살은 찌지 않는 이상적인 몸매 끝판왕. 이제 5살 언니가 된다.
4번 손녀 : 멀리 있어서 주로 영상으로 통화하는데, 얼마전 자기 팬티에 멍멍이가 그려져 있다고 자랑하길래, 그럼 할머니 미국 가면 그 팬티 한 번만 빌려 줘 하니~ 난감해하면서 하는 말... 엄마 팬티가 더 큰데... 한다. 완전 폭소. 여행 중 기념품 가게 들렀을 때, 에미가 한 개만 가지고 와~ 했더니.. 알았어~ 책 1, 인형 1, 자석 1 등등 가져올게... 에미가 헐... 벌써부터 자기 엄마와 귀여운 머리싸움 중. 올해로 5살.
5번 손자 : 미국 가기 전, 노할머니댁에 인사하러 가 함께 식사할 때, 노할머니와 눈이 마주쳤는데, 노할머니가 기도 안 하고 잡수시는 것을 목격하고는, 큰소리로 할머니~~ 기도하고 밥 먹어야지요~~ 이후로 노할머니는 식사 전에 식기도를 반드시 하신다고... 기저귀 떼는 훈련을 하려고 하자, 지 엄마에게 하는 말... 난 기저귀가 너~~~ 무 좋아... 웃겨서 시작도 못했다고... 말을 엄청 잘하는 개구쟁이 4살 배기.
6번 손자 : 이제 돌 지난 2살 배기. 말로 대화는 못하지만, 백일까지 키워준 것을 아는지, 영상으로 만나도 연신 싱글벙글..
요 아가는 또 어떤 모습으로 자라 갈까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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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예쁜 토끼들이 주 안에서 건강하고 지혜로우며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이웃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아름다운 주님의 사람으로 자라가길 기도한다.